해가 저물면 골목 구석구석에 전동 휠체어 소리가 울린다. 나영은 매일 밤낮으로 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는 ‘캣맘’이다. 선천적인 장애와 악화되는 병세로 그는 자신의 끼니도 챙기기 버겁다. 사람들은 그를 나무라지만 권나영은 꿋꿋이 길고양이를 돌보며 살아간다. 가장 낮은 곳에서 길고양이의 동반자를 자처한 그의 삶을 따라가 본다.
프로그램 노트
지금도 도시 곳곳에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라는 경고장이 붙어있다. 고양이에게 밥을 줘서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양이가 시끄러워서, 병을 옮겨서, 자동차를 긁어서, 쓰레기 봉지를 뜯어 지저분하게 만들어서. 이유들을 하나의 문장으로 '고양이가 주변에 있는 것이 싫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때때로 사회는 살아있는 존재를 놀라울 만큼 당연하게 거부한다. 혐오와 차별은 사회가 덜 가치 있다고 여기는 약자로 향한다. 사회가 생산과 효율을 내세우며 정상 기준을 만들 때 노인, 이주민, 장애인과 비인간동물은 순서에 따라 배제된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에서 나영은 휠체어를 타고 동네 고양이를 돌본다. 사람들은 그의 정상적이지 않은 몸을 걱정하며 고양이보다 자신을 먼저 돌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영은 가방에 사료를 챙기고 꿋꿋하게 새벽에 길을 나선다. 도움이 필요한 생명이 있고, 기꺼이 도우려는 생명이 있다. 이 둘은 서로를 구한다. 이 영화는 경고장에 새롭게 붙여질 메모가 되어줄 것이다. (권나미)
연출 의도
매일 들어가는 페이스북 길고양이 페이지에서 나영을 처음 만났다. 그의 글에는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과 같은 많은 감정이 녹아 있었다. 고양이를 향한 나영의 아낌없는 마음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었다.
수상 이력
2020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0 제2회 부산국제동물영화제
2020 제15회 대한민국대학영화제
2021 제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