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회라는 것은 특정 공간, 장소에서 일어나는 특유의 사건들의 시간적 연속, 총합이라 바꿔 생각할 수 있다. 한 사회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현재의 체계를 갖추고 반복하는지 바라보는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 특유의 냉정한 시선이 동물원으로 향한다. 1993년 미국 마이애미의 동물원을 존속할 수 있게 만드는 동물원 안팎의 사람, 상황, 사건 모두를 차분히 보여준다.
* 영화 속 동물 사체, 해부 등 동물에게 폭력적인 장면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시는 분들께서는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프로그램 노트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은 특정 장소 및 공간에서 벌어지고 유지되는 다양한 사건과 상태의 메커니즘을 냉정한 시선으로 전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가 1993년에 만든 <동물원>은 마이애미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다. 동물원은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 있고, 모노레일과 관람차, 이동용 카트 등이 동물원 내부를 끊임없이 순환하며 관람객들을 실어나른다.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카메라 역시 짐짓 모른 체하고 관람객인 양 그들 사이로 이동을 시작하지만, 중간마다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카메라는 관람객에게 허락된 경계 너머로 이동해 이 동물원이 지금, 이 순간의 특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고, 어떤 협상들이 이뤄지는지 담아낸다. 다시 말해 프레더릭 와이즈만의 카메라는 동물원의 동물을 보러온 관람객이 아니라, '동물원'을 보러온 관람객이 된다. 다만 그의 여느 영화들처럼 지금 상황을 지금 상황으로 만드는 메커니즘에 대해 어떤 목적론을 가지고 접근한다거나, 미리 정해놓은 윤리적 태도에 맞춰 어떤 편에 서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동물원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유지되는 장소인지 안 이후, 그 입장을 정하는 것은 이 영화를 본 관객의 몫이다. (황미요조)
수상 이력
Yamagata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 Mayor's Prize 수상 (1993,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