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결혼하는 여동생이 예식을 올리는 날, 그리고 자신의 생일이기도 한 5월 14일, 민정은 혼자만의 하루를 보낸다. 큰 행사가 있는 날이니만큼 아무도 민정의 생일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민정은 그러려니 넘겨보려 하지만 왠지 오늘따라 모두가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듯하다. 친구도, 애인도, 직장 상사도 민정의 신경을 거스르며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유독 길었던 오늘을 마무리하러 들어간 어느 허름한 슈퍼마켓, 그곳에서 민정은 낯선 이가 무심하게 툭 던진 말에 바닥이었던 마음을 추스르게 되고, 덕분에 내내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던 하루의 끝에서 깨닫는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부처님의 위대한 탄생도, 모두의 축복 속에서 행복을 만끽하는 화려한 신부도 아니지만. 수많은 날들이 지나 어깨를 갓 넘긴 머리 길이처럼 애매한 삼십대를 맞이했을지라도. 눈부신 봄날처럼, 오색의 연등처럼,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