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교통사고로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허윤. 두 달 동안 윤이 겪은 변화는 깁스했던 다리에 무성하게 자란 털과 겨드랑이 털뿐이다. 퇴원 후 집으로 가는 택시 안. 윤은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 대뜸 이렇게 묻는다. “너도 그거 할 때 되면 그거 하고 싶지 않냐?”
퇴원하고 집에서 쉬던 윤은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고 오랜만에 멋을 부린 채 밖을 나선다. ‘하고 싶다’는 욕망은 계속해서 비실비실 삐져나오고, 어쩌다 보니 윤은 하루 동안 3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에휴, 그런데 어째 맘대로 되는 일이 없다.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 말 듯 마음속에 일렁이는 여성의 성적 욕망을 임선애 감독은 유쾌하고도 귀엽게 그려낸다. 윤이 좋아하는 새빨간 토마토는 그의 들끓는 욕망을 대변하는 듯도 하다. 잘 익은 커다란 토마토를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우물거리는 윤에게서 느껴지는 후련한 행복감은 보는 이까지 웃음 짓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