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앞둔 경기 북부의 기지촌. 마을에는 신체에 각인된 역사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세 여인이 있다. 스물여섯 번의 중절수술, 미국에 두고 온 아이들, 페니실린과 정신교육. 고통스러운 기억에 갇혀 생(生)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세 여성의 삶은 폐허가 된 마을 풍경을 닮았다. 그 고통이라는 것을 어찌 짐작해야 할까 난감해하는 동안, 그들은 노래로, 그림으로, 표정과 몸짓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긴 러닝타임 동안 눈을 뗄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어떤 구호보다 설득력 있는, 동시에 아름답고 아름다운 한 편의 시와 같은 영화.
김동령은영화, 멀티 미디어 작업을 하고 있다. 두레방에서 1년여 간 프로젝트 상담원으로 일하며 미군 기지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엔터테이너들의 구조적이고 개인적인 삶에 개입하였다. 2009년 장편 데뷔작인 <아메리칸 앨리>는 쇠락한 미군 기지촌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엔터테이너와 나이든 한국 여성의 삶을 기록한 작품이며 2009년 야마가타 영화제에서 오가와 신스케상을 받았다.
박경태는 동국대학교에서 사회학 학부/대학원을 졸업하고 여성단체 ‘두레방’에서 프로젝트 스탭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2003년 미군 기지촌에서 살아온 박인순의 일상과 그녀의 미술치료 일기를 기록한 <나와 부엉이>로 데뷔했고 당시 기지촌을 다룬 첫번째 장편 다큐멘타리로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혼혈인 실태조사를 담당하며 전국에 있는 혼혈인들을 만나 그들의 구술 생애사를 기록하였고 2005년 <있다>를 발표하였다. 2009년에는 베트남 참전용사에 관한 아카이브 전시회 “귀국박스”를 기획, 전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