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탄 기남은 낯선 외국인 여자에게서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라고 적힌 전단지를 받는다. 그날 밤 기남은 아버지에게 결혼 얘기를 꺼내보지만 욕만 얻어먹을 뿐이다. 다음날, 전단지에 적힌 번호로 연락해 베트남 여자 아미나이를 만나는 기남.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왠지 땀만 삐질삐질 난다.
기남은 아버지와 연결시켜주겠다는 목적으로 아미나이를 만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는 새 야금야금 마음을 주고 만다. 아미나이 또한 가랑비에 옷 젖듯 기남과 정을 쌓는다. 하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있기에 그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는 아미나이다.
‘국제결혼’이라는 거창한 단어 뒤로 얼마나 많은 이들의 눈물이 지워져왔을지…. ‘이주여성’ ‘외국인 여자’로 손쉽게 타자화해 개개인의 삶 따위는 제거해버린, 참으로 이상하고 잔인한 ‘시장’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 짧고 간결한 드라마 속에 숨겨진 거대한 질문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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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모음 상영(2011, 대한민국) 제2회 CJ아시아인디영화제 국내단편영화 상영(2005, 대한민국)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의 선택 : 비평가주간 상영(2005,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