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날, 늦잠을 잔 현수는 오랜만에 걸려온 엄마의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받는다. 불편한 마음을 안고 내려간 바닷가 마을 임랑.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현수를 위해 정성스레 준비한 해산물 요리를 내오고, 집 근처 시장에서 운동화도 한 켤레 사준다. 그런데 이상하다. 남자친구 어머니와 시간을 보낼수록 현수는 ‘내’ 엄마를 발견한다. 수화기 너머로 급히 사라진 엄마의 목소리는 자꾸 더 선명해지는 것만 같다. ‘밥은 먹고 다니느냐’ ‘비싼 신발을 얻었는데 신지 않겠냐’며 별것도 아닌 일로 전화통을 놓지 않던 엄마. 그런 엄마에게 현수는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부렸던 터였다.
타인을 통해 엄마의 마음을 깨닫는 현수. 왜 소중한 마음은 꼭 뒤늦게야 마주하게 되는지…. 파도처럼 저 멀리서 묵직하게 전해져오는 소중한 마음이 왠지 모르게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