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담배 불을 빌리기 위해 한 할아버지에게 말을 거는 ‘신애’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역시나 예상했듯 신애는 한바탕 욕을 듣는다. 한편 신애의 친구 예빈은 ‘예쁘다’, ‘천사 같다’는 말을 일상적으로 듣는 배우 지망생이다. 두 사람은 술집에서 만나, 신애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예빈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속 ‘노브라’ 장면이 예빈은 왠지 불편하다. 어쩌다 합석한 ‘영화하는 남자’ 두 명도 마찬가지로 노브라 장면을 지적하는데, 선배 남자 감독이라는 사람은 노브라를 더럽다고 평한다.
감독의 말처럼 ‘무지 빤한 이야기’이다. 잠이나 한번 잘 요량으로 ‘너 정말 예쁘다’는 말로 어떻게든 꼬셔내는 남자, 고작 브라를 벗어던지는 것에 불편해하는 남자, 술자리에 여자가 있어야 분위기가 좋다는 남자….
참으로 뻔하고 뻔한 이야기에 균열을 내는 건 신애와 예빈의 존재다. 양극단처럼 보이도록 설정한 두 인물이지만 여성이기에 당해야 하는 일들은 마찬가지. “진짜 더러운 게 누군데!” 신애의 한 마디가 심금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