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토막 난 여자의 몸이 발견된다. 하체와 왼손 외에 다른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어떤 침입의 증거도 찾을 수 없어 사건이 미궁에 빠지려던 찰나, 남아있던 왼손이 다섯 손가락으로 일어나 증언을 한다. 서로를 너무 싫어한 나머지 떠나버린 다른 몸을 찾아 하체와 왼손은 길을 나선다.
통통 튀는 색감에 기묘하고 귀여운 상상력을 가진 애니메이션 <조금 부족한 여자>는 마냥 유쾌한 감상만을 남기지는 않는다. 오래 지속된 고시 공부로 고립되어 잇던 주인공의 삶은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청년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결승선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과정에서 고립되어 소진되는 청년들. 그러한 이들에게 찾아오는 심리적 불안감을 조각난 몸들의 이야기로 아주 무겁지는 않게 하지만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다.
허수영 감독은 연출의도를 “영원히 완전해질 수 없는, 조금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방법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조각조각난 몸들은 당연히 하나의 완전한 몸보다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 각각에는 쓸모와 역할이 있다.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를 건네는 듯한 다정함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