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앞둔 수향은 자기소개 연습에 한창이다. 긴장감으로 굳어있는 몸에 힘을 빼고 애써 미소를 지어보지만 왠지 표정도 말투도 어색하다.
아나운서가 꿈인 수향은 앞으로의 생활이 설레면서도 두렵다. 억양이 드러날까 사람 많은 버스에선 전화도 받지 못하는 모습은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뭐 하나 쉬운 것 없는 한국살이. 등교를 앞두고 교과서를 훑어보던 수향은 ‘평안북도 정주’ 출생인 시인 백석의 시를 낭독한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찼다.” 등교 당일, 드디어 친구들 앞에 선 수향은 그동안 숱하게 연습한 자기소개를 하려 한다. 수향은 과연 자기소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새 삶을 찾아온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안함, 희망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수향을 가만히 따라가며 그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주여성이 겪는 어려움과 복잡한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 박수연, 이주영 배우의 풋풋한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