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영화제

ESG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ESG가 제시된다. 기업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한 책임을 가져야 하며 투자자는 이를 새로운 투자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기업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주체로서 자원을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때로는 인권을 유린한다며 비판받는다. 과연 기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이윤 추구와 환경 보호라는 상충되는 가치 충돌의 극복, 지속가능 성장이라는 꿈 같은 목표는 달성 가능한 것일까? [ESG] 섹션에서는 RE100을 달성하고 탄소배출 제로를 넘어 탄소를 흡수하는 목표를 세운 기업의 성공 사례와, 자연과 공동체에 끼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윤리적 생산과 소비를 촉구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 ). 또한 , , 에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정치, 경제, 환경 문제를 어떻게 기업과 정부, 과학의 힘으로 극복할지를 논의한다. 보다 냉철하게 현실을 진단하는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 에서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제시하는 방법이 어떻게 새로운 환경문제를 만들고 있는지와, 수익을 앞세운 산업계의 힘에 의해 파괴되고 마는 지역의 예시도 동시에 보여준다. 은 무한한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외에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오늘날, 현 패러다임의 전환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

에코 공동체

[에코 공동체] 섹션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의 모습과 특수한 환경에서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작품을 모았다. 은 인도 델리의 3천만에 육박하는 인구가 매일매일 겪고 있는 심각한 대기 오염과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여준다. 는 전 유럽에서 휴양객이 몰려와 퇴폐와 향락의 도시로 변했다가 휴가 기간이 끝나면 텅 빈 유령 도시로 돌아가는 마요르카의 한 섬을 찾아가 그 곳 주민들의 일상과 불안을 들여다본다.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지속가능한 도시 재생을 논하는 , 과거의 차별과 아픔을 뒤로 하고 고요하고 따뜻한 치유 공동체의 역할을 하는 나환자 요양소를 방문하는 , 산골 작은 학교의 시끌벅적한 일상을 담은 , 몽고의 평원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던 유목민들의 정착 연대기인 ,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한 예술가 레지던시에서 창 밖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담은 , 따뜻한 시골집 마당에서 뒹굴거리는 고양이들과 할머니의 평온한 동거기인 ,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한 산골 공동체가 산을 파괴하려는 힘에 맞서 연대하는 모습을 담은 , 모두 우리의 삶이 주변 공간, 환경과 어떤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지 다양한 시각으로 관찰한다.

개막작

“마지막 남은 코아이 새가 존재하지 않는 짝을 찾아 지저귀는 울음소리, 나무를 베는 전기톱의 회전 소리, 바다로 내리 꽂히는 작살과 사냥터의 총알이 날아가는 소리. 이것이 멸종의 소리이다. 멸종은 깎여 나간 열대우림,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 바다의 모습이다. 멸종은 배기가스와 오염의 냄새이다. ���종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의 종말이며, 절망의 감각이다. 나의 세대는 플라스틱 오염, 권력이 다른 모든 것의 우위에 있는 세상을 목격하고 있다." 은 16살 소녀의 위와 같은 선언으로 시작한다. 밝은 미래를 꿈꾸어야 할 어린 세대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생존 위기에 처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환경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던 영화 (2015)의 시릴 디옹 감독은 신작 에서 16살의 벨라, 비풀랑과 함께 세계를 가로지르며 여섯 번째 대멸종의 한가운데 있는 우리의 현실을 알아본다. 인간도 결국 동물이며 자신이 파괴시키고 있는 모든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경이로운 생명들과 함께 절멸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영화는 흥미롭게 보여준다.

기후위기 시대의 희망

연일 가속화하는 기후변화는 폭우, 산불, 이상기후로 인한 급격한 재난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속도로 일어나는 느린 기후재앙은 우리의 삶을 천천히 피폐하게 만든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더 큰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경각심을 갖지 않는 이들의 외면 속에 절망적인 예측, 체념에 가까운 미래 전망이 우세하다. 인류는 과연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을 [기후위기 시대의 희망] 섹션에서 들어본다. 비가 내리지 않는 메마른 땅에서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 니제르의 한 마을 사람들은 �� 속의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합치고( ) 말라위의 농부는 여전히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미국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북극해 석유 시추권을 내어주는 정부를 상대로 헌법 소송을 낸 사람들과( ) 녹아 무너지는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을 바라보며 생태계를 복구하는 방법을 꿈꾸는 사람들도 만나본다( , ).

멸종 저항

여섯 번째 대멸종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에서 날카롭게 지적하듯, 먼 옛날 혜성이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 생물의 대부분을 멸종시켰다면 오늘날은 인류라는 이름의 혜성이 지구를 쓸어버리고 있다.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지구상 생물의 50%를 멸종시켰으며 앞으로 50년 안에 남은 50%를 마저 멸종시킬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 , , 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와 모든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노력을 따라가본다. 대규모 단일종 플랜테이션과 불법 벌목, 토지 개발로 인해 계속해서 파괴되어가는 아마존의 현실을 추적하는 와 는 한 때 지구의 허파로 불리던 열대우림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만든다. 지구를 대멸종으로 몰아가는 원인으로 인류의 탐욕스러운 식탁을 꼽는 에서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가 어떻게 모든 것을 먹어 삼키고 말았는지 밝힌다. 는 사라져가는, 그리고 이미 사라져버린 생물종을 기억에 남기기 위해 디지털 방주에 태우는 서글픈 시도를 보여준다. 먼 훗날 ‘멸종 세대’라고 명명될지도 모르는 우리의 서글픈 초상이다.

플라스틱 바다

2050년이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충격적인 전망이 세계를 놀라게 한다. 바다에서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결국 인간에게 ���아와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수많은 야생 생물의 삶의 터전을 파괴한다. [플라스틱 바다] 섹션에서는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명을 앗아가는 플라스틱 문제를 다시 한번 짚어주는 영화들을 살펴본다. 인도의 성스러운 강 갠지스는 극심한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 바다의 영혼이자 수호신인 고래들도 해양 오염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 병에 걸려서 구조된 바다거북과 바닷새는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죽어간다( , ). 결국 북극의 생태계마저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교란된다( ). 플라스틱의 사용을 지금 바로 멈춰야 한다는 경고를 담은 영화는 계속해서 제작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1분마다 트럭 1대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동물권, 동물격

제주남방큰돌고래에게 ‘생태법인’의 지위를 부여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지닌 자연과 동식물에 서식지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감금되지 않을 권리 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인간,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권리를 가진 법인격체로 인정된다면 오로지 인간만을 위해 자행되는 무분별한 훼손과 학살에서 동식물을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진일보한 고민이 확산되는 것을 반기면서 [동물권, 동물격] 섹션에서는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사는 이상향을 꿈꾸는 작품들을 모았다. 제주남방큰돌고래의 경우와 유사한 논의를 다루는 영화 는 유인원에게 인격에 맞먹는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변호사들의 노력을 따라간다. 은 뉴질랜드의 대표 사업인 청정 낙농업 이면의 소 착취 구조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밝히고 역시 우리가 어떻게 소싸움이라는 전통과 유희를 핑계로 소의 생명으로서의 권리를 유린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에서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번식에 어려움을 겪는 바다사자를 만나러 가본다. 은 멸종 위기에 처한 눈표범을 잠시라도 만나보기 위해 티베트고원에서 극한 나날을 보낸 이들의 여행기이다.

에코버스: 이상한 나라의 인형극

넷플릭스에서 제작하여 올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는 인형으로 찍은 스톱모션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 아래에 불안과 부조리가 숨어있는 옴니버스 작품으로, 한 집에서 벌어지는 시공간을 초월한 기묘한 세 가지 사건을 다룬다. 펠트, 천과 같은 따뜻한 소재의 인형을 이용하여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계의 주목할만한 감독들이 참여했다. [에코버스: 이상한 나라의 인형극] 섹션에서는 에 참여한, 인물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불안, 삶의 부조리함을 주로 다루는 마크 제임스 로엘스, 엠마 드 스와프 그리고 니키 린드로트 본 바르 감독의 대표작을 모았다. 마크 제임스 로엘스, 엠마 드 스와프는 초현실적인 배경과 애정 어린 수작업 인형을 결합하여 스토리텔링에 독특한 비전을 제시한다. 이들은 꿈틀거리는 눈썹과 같은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촉각적이고 개성 있는 인형을 통해 터무니없는 유머를 만들어낸다. 니키 린드로트 본 바르는 인형과 세트 제작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공예가로서, 스톱모션과 인형극 기법을 통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녀의 작품에 흐르는 어두운 유머는 주로 동물로 표현되는 따뜻한 질감의 인물들과 미묘하게 조화된다.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꿈 같은 배경과 인형의 미묘한 몸짓 사이에서 불안한 이미지와 유머로 관객을 사로잡는 이들의 작품을 만나보자.

세계의 종말

지구 멸망은 SF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친숙한 소재이다. 외계인의 습격, 인류의 좀비화, 전염병의 대유행, 핵 전쟁, 혜성 충돌, 기상 이변 등으로 지구가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인물들이 상황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규모의 미학을 펼칠 수 있고 낯선 풍경을 배경으로 공포와 스릴을 만들 수 있는 지구 멸망 이야기는 특히 할리우드에서 줄기차게 다루는 장르이다. 이 영화들에서 지구를 위협하는 원인이 무엇이냐를 통해 시대상이 드러난다. 전쟁의 참혹한 기억과 적군에 대한 은유로 외계의 침공을 다루거나,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핵 전쟁에 대한 공포가 드러나는 지구 멸망 시나리오가 인기를 끌었다. 경제, 사회의 불안이 심화할 때는 질병이나 좀비가 창궐했다. 그리고 이러한 SF 드라마가 성립하는 근원에는 생존과 환경의 밀접한 연관에 기반한 우리 행성 지구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세계의 종말] 섹션에서는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SF 중에서도 특히 ‘기후 픽션(Cli-Fi)’이라는 새롭게 대두되는 서브 장르로 분류할 만한 대표작들을 모았다. 지구가 공전 궤도를 이탈해 태양에 가까워지며 점점 불타오르고 마는 , 온 세상이 사막으로 변한 후의 광기를 보여주는 , 기상 이변으로 지구가 얼어붙은 세계를 가정하는 모두 기후변화의 징조를 SF 스펙터클로 표현했다. 는 지구를 쓰레기 행성으로 만들고 떠나버린 인류를 로봇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은 오염과 생태계 붕괴로 인해 식량난에 허덕이는 비참한 세상을 경찰 수사물의 형태로 그렸다.